배경

2017년, 개발에 본격적인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이때부터 사용한 맥북프로 13인치의 수명이 다한것처럼 보였다. 배터리 상태에는 `Service Recommended` 문구가 항상 떠있었고, 이걸 보면서 '이제는 보내줄 때가 되었구나' 생각하고 있었다. 전원을 연결해주지 않은 상태에서, 10분-15분정도 사용하면, 방전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니터 화면이 꺼져버리는 현상이 있었고, 배터리 용량이 낮은 상태에서는 충전을 하고 있음에도 배터리가 소모되는 현상이 생겨서 M2 맥북에어 15인치를 살까 생각을 하고 있었다.

회사에서 맥북프로 16인치를 사용하고 있다보니, 아무래도 사양이 부족한 하위 모델을 구입하기에는 마음이 꺼려졌다. 새로 구입하자니 비용이 그리 싼 것도 아니고, 솔직히 회사 노트북이 있는데 굳이 살 필요가 없었다. 다만, 노트북을 회사에 두고오거나 집에서 작업을 해야할 경우에는 기존에 사용하던 13인치 맥북을 사용해야했기에, 배터리 이슈를 직접 해결해보기로 결심했다!

Apple의 Self Service Repair 프로그램

• 2023-06-20, Apple, 셀프 서비스 수리 지원 범위 확대 및 시스템 설정 프로세스 업데이트
• 2021-11-17, Apple, 셀프 서비스 수리 프로그램 발표

iPhone 12, 13, 14 라인업, M1 Mac, MacBook Air 13, M2 MacBook Pro 등 여러 모델들에 대한 셀프 서비스 수리 프로그램을 애플에서 지원하고 있다. 매뉴얼 페이지에 가보면, 해당 제품에 대한 Repair Manual이 꽤 잘 작성되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 에서는 정품 애플 부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다만, 내가 갖고 있는 MacBook Pro(13-inch, 2017, Two Thunderbold 3 ports)에 대해서는 애플에서 보장하는 정품 제품을 구입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쿠팡에서 내 맥북 모델명에 해당하는(A1713) 배터리를 87,000원을 주고 구입했다. 역시 쿠팡답게 배송이 정말 빠르다.(전날 저녁에 주문한 배터리가 출근하기도 전인 새벽에 도착해있었고, 그 택배가 내 배터리였는지 모르고 퇴근하고 와서 발견했다.)

언박싱을 하면서 이거 교체하다가 맥북 다시 못키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그럼 어쩔 수 없지.. 하며 설명서를 읽어나갔다.

1. 교체 전 상태

• 배터리가 엄청나게 부풀거나 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 Cycle 숫자는 꽤 엄청났다. (452)

• Full Charge Capacity 는 2008 mAh 로 최초 용량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들은 수치다.

2. 교체하기

교체하는게 뭐 그리 대단한게 있겠냐만, 생각보다 간단했다. 일단 노트북 전원을 완전히 종료했고, 바닥 부분의 나사를 제거했다. 그 후, 바닥 부분 판을 제거하고, 배터리를 교체해주고, 다시 닫아주면 끝이다.

(뒤판 나사를 다 제거하고 나서야 별도의 장갑이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끼는게 오히려 작은 나사들을 다루기 어려웠다...)

뚜껑을 여는게 생각보다 어려웠는데, 흡착 손잡이로 양 옆부분이 들리게 한 후, 힌지에서 먼 방향으로 밀어서 열어야했다.. (힘으로 열다간 힌지 쪽 덮개 부러지겠다.)

개봉 후에는, 배터리 쪽 관련한 내부 나사를 제거해줘야한다.

계속 보이는 파란색 천은 화면쪽으로 알콜이 들어가지 않게 깔아놓은 건데(설명서에 쓰여있었다), 알콜이 같이 동봉돼서 오진 않았다. 별도의 접착제 제거제도 없었기에 배터리를 뜯을 때, 그냥 저 카드같은 주황색 플라스틱 판으로 열심히 틈을 비벼서 배터리를 제거했다.

제거된 배터리는 생각보다 부풀어있지는 않았다. 다만 공기가 조금 차있는 느낌이다.

그렇게 배송된 배터리를 장착하고, 조립(분해의 역순) 했다.

처음에 전원이 안켜져서 당황했지만, 전원 케이블을 연결하고 다시 시도해보니 화면에 사과 마크가 잘 들어온다.. 🙇‍♂️

3. 교체 후

• Cycle 수는 1
• Full Charge Capacity는 5248 mAh 가 되었다.

교체가 잘 되어서 다행이다. 배터리 교체하고 나서 바로 이 블로그 글을 쓰고 있는데, 이전처럼 바로 방전되지 않고 멀쩡하게 작동하는 모습에 만족한다.

배터리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하진 않지만, 서비스 센터를 방문하는 것에 비해서는 상당한 가격을 절약할 수 있었다. 전원이 바로 안켜졌으면 다시 바닥 뚜껑을 열었어야했는데, 바로 전원이 켜져서 참 감사하다. 🍎